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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20대를 위한 세상 바라보기와 세상에 대처하기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20대 자기개발에 미쳐라

20대 스튜어디스를 꿈꿔라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일찍 도전하라

20대 공부에 미쳐라

20대 세계 무대에 너를 세워라

대한민국 20대, 말이 통하는 사람이 돼라

20대, 이 정도 영어 상식은 마스터하라

20대,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대한민국 20대, 공모전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펀드 투자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내집마련에 미쳐라

20대 인맥을 넓혀라

대한민국 20대, 스펙을 높여라

20대 나의 꿈을 리드하라

20대 지금 당장 주식에 투자하라

20대 여성, 멋스럽고 당당한 나를 키워라

20대 크게 생각하라

20대 재능을 돈으로 바꿔라

대한민국 20대, 인테크에 미쳐라


yes24에서 '20대'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책들
6페이지까지만 검색했는데 도무지 끝이 없어 그만 쓸련다.
대한민국 20대들은 미칠것도 많다. 저거에 다 미치다가는 대한민국 20대 30대에 과로사하겠다.
   


이 책은 출판 마케팅 분야의 '20대'라는 키워드를 차용하긴 했지만 
스펙 업어어엉ㅂ아러ㅓㅓㅂㅇ버법업업어벙ㅂ 외치는 '20대' 책들과는 2% 다르다.
하지만 제목에 혹해 '컨셉력'이라는 말에 현혹되서 컨셉력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하면 무척 곤란하다.
그래서, 컨셉력은 어떻게 키우지? 라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다보면 그 짧은 분량과 피상적이기 짝이 없는 담론에
실망할테니까. 심지어 '컨셉력'이라는 신조어에 대한 고찰도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에는 무척이나 특별한 가치가 두 가지 있다.

메가트렌드의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준다.

출판계에 오랬동안 몸담아온 저자(한기호)는 2000년대 베스트셀러들을 기반으로
20대 멘탈리티의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 '시크릿'으로 대표되는 치유형 자기개발서부터
희망을 잃어버린 현실을 자각하는 '88만원 세대'까지. 

뿐만 아니라 경제적 순환, 방 한칸 차지하기 힘들어하는 20대의 현실, 
'구글'로 대표되는 기억력의 가치 절하와 상상적 가치의 격상 등 세계적인 메가트렌드에 대해서도
풍부한 인용 서적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트렌드에 무지한 사람이라도 이 책 한권만 읽고
참고문헌들을 찾아 읽으면 트렌드 흐름에 앞서나가면 앞서나가지 뒤쳐지진 않을 것이다.


참고로 나온 책들을 소개하면

[뉴골든에이지] (리더스북) - 라비 바트라
 "모든 문명의 역사에서 노동자 시대 다음에 전사 시대가 오고,
  전사 시대 이후에는 지식인 시대가 오며, 지식인 시대 뒤에는 탐획자 시대가 오고,
  이런 과정에서 사회 혁명의 기운이 축적된다. 그리고 마지막 시대에는 전사들이 주도하는
  노동자들의 사회 혁명이 절정을 이룬다"

[달려라 아비] - 김애란
 
[불멸의 신성가족] - 김두식
 대한민국 법조계의 생리와 부조리함에 대하여.

[독서 진화론] - 가쓰마 카즈요

[빅 스위치] - 니콜라스 카  

문제점의 파악 뒤에는 당연하게도 솔루션이다.
'우리의 뇌는 구글을 이길 수 없다'라는 소제목으로 대표되는 
기억하는 '지식'의 무용성. 그리고 기억하는 지식보다 어디까지나 
지식을 '편집'해 나만의 오솔길을 만드는 컨셉력을 강조하며 끝난다.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책 많이 읽어라, 글 써라, 상상력을 키워라와 같은 중요하면서도 뻔한 얘기니까 생략.

20대 ~~~에 미쳐라, 해라 라는 어떤 책들보다 가장 진심을 전달하는 책이 아닐까.
무엇보다 트렌드에 대한 고찰은 저자가 평소에 얼마나 양질의 정보를 접하고 있고, 트렌드 흐름을 파악하는데
열심인지. 그래도 정말 서점에서 한시절 팔고 말 책은 아니구나 싶은 정성이 있는 책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저자가 제시한 해법 '컨셉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 - 경험을 쌓고, 많이 읽고, 쓰고 소통하라 -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왕도란 없다는 걸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정답에 이르는 길에는 그저 올바른 방향성과 꾸준함이 요구될 뿐이다.

판매 부수라는 토끼를 잡기 위해 똑같이 20대라는 단어를 선택한게 아쉽다.
컨셉력이라는 걸 주제로 더 긴 담론을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