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땐, 그리고 사회로 나와야 할 땐
내가 대체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만 했다.
직업을 가진 적이 없는 많은 20대들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
고민의 답을 찾아 행동으로 나서기도 하고 혹은 고민의 무게에 눌려 장판과 합체하는 일도 빈번할 거다.
난 둘다 해봤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면?
이런 말이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
내가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았던 주방장 형이
집에 가서 먹는건 라면이라고 했다.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연봉 1억 5천을 받는 스타 강사가 휴일엔 청바지에 낡아빠진 티셔츠에 모자 눌러쓰고 다닌다고.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을 때 일은 '삶'을 위한 부담이 된다. 여기서 생업이라는 말은 사실
'살아남기'라는 의미가 강하다. 좋아하는 일이 부담이 될때, 살아남기 위해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살아남기'라는 전제가 충족되지 않는 오늘날 대부분의 20대에게 의미가 있는 질문일까 싶다.
내가 잘하는 일은 어떨까?
어느 조직에서든 내가 잘 하는 직무를 맡을 수는 있지만 정말 내가 잘 하는 직무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R&D쪽이라면 무슨 소리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R&D 엔지니어가 혼자서 뭔가 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아마 나의 직무 그 자체보다 조직에서의 인간관계, 혹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더 노력을 쏟아야 할지 모른다.
즉, 누구도 조직에서 잘 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좋아하는 것도, 내가 잘하는 것도 고려해야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으라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내가 원하는 일이 내가 꼭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잘 하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업이란 일 자체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 환경, 내가 배우는 것들... 일과 일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고 보면. 단어로 표현하자면 직무와 직무환경쯤 될까.
그런 면에서 내 경우는 무척 잘 찾아간 것 같다.
지금의 직무와 직무환경을 생각할 때 내가 원한 것은 두 가지였다.
1. 혼자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좋은 직무
2. 주위 사람이 나를 도와주고 내가 배울 수 있는 환경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말로.
그래서 나는 지금은 돈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고려 요소를 포기해야만 했다.
솔직히 그거때문에 지금도 힘들긴 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내가 원하는 1,2번을 둘 다 충족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나는 지극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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