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중에 한명. 영지는
항상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멍이 들고 코가 삐뚫어진채로 학교에 와서
아이들에게 실없는 농담을 던지며 웃겨댔다.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던 그 친구는
삶이 너무도 치열해서 고등학교 3학년 단 10개월만에
수능 400점 만점 당시 200점대에서 300점대 초반으로 끌어올려놓고는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합격했다.
대학생의 새로운 사춘기가 시작되는 한학기가 지난 뒤
스스로 세상의 무게에 못 이겨 자퇴를 하겠노라고 결심했고
그리고 내겐 '자신이 신문에 나올 때까지 연락하지 않겠노라며' 잠적해 버렸다.
치기어렸으면서도 치열하던 대학 새내기 시절은 멀어지고 벌써 7년이 지났다.
당시 난 신문에 나온다는건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우연찮게도 내가 먼저 신문에 나온 것 같다.
그땐 그렇게 진지하게 말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신문에 이름나는거 정말 별거 아니지 않은가
명성은 실력에 비례하지 않으며
신문에 이름 석자 나는것 따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 중요한 일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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