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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

다단계 이야기



"처음 500만원 투자하면 매.달. 500만원 수입 보장! 대학생들에게 좋은 경력이 될것임!!"
"당신도 세계에서 각광받는 신종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경험을 해보지 않겠는가!!"

대충 이렇게 헛소리하면 다단계구나 하고 막는애들 개무시하고 빠져나오면 됨.
단, 여자애들은 초반에 눈치채는게 좋음. 이름도 못들어본 듣보잡 회사에서 OT니 단합대회니 이딴 개소리하면 
무조건 나올 것. 들어가면 웬만큼 담력있고 침착하지 않다면한 여자 혼자 빠져나오기 힘들 듯. 

쓰잘데없이 연락 자주하고 잘해주는 친구들, 친척들도 경계하라. 다단계든 아니든 뭔가 얻고싶은게 있어서 그럴걸.

그건 그렇고 웬만해선 폭력같은건 없고 단지 압박과 위협이 있을 뿐이니 전부 개소리로 흘려버리고 빠져나와도됨
한번 빠져나오면 경계심을 우려해 다시 접근하는 일은 드물다고 함. 
문제는 진짜 믿을 수 있었던 친구, 친척들이 이짓을 하는 경우가 많음. 
여기에 대해선 자기중심 똑바로 잡고 있으란 말밖에 못하겠다만.

새벽에 사촌동생에게 문자가 왔다. 전화해도 되느냐고

뭔가 필요한게 있거나 물어볼게 있구나 OK

전화와서 이야기로는
친구가 인턴으로 근무하는 회사 OT에 따라가기로 했는데
출발하기 전날 갑자기 부르더랜다. 밥먹고 술한잔 하자고.
그래서 좋다. 따라갔다. 밥먹고 술마신거 까진 좋은데 찜질방에 가자더란다

근데 뭔가 수상하다
같이 있지 않았던 남직원이 오고
회사가 무슨 회사냐고 물어봐도 명확한 대답이 없고 그냥 쇼핑몰 관리 유통회사라고만 하고
더구나 이름은 지오시다. 지오가 한두개냐? 
사실 인턴 데리고 4박 5일 OT 가는것도 되게 이상한데
직원한테 명함달랬더니 명함도 없다 이거 뭥미...

수상한 분위기를 느낀 동생이 찜질방을 나오겠다고 전화가 왔다
근데 무섭댄다. 약간의 위기감이 느껴져서 위치를 물어 대략 알아뒀다.
좀 있다 다시 전화하겠다며 끊더니 그 뒤로 전화가 없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문자가 온다. [XX온천] 
가야겠군. 싶었는데 다시 문자가 온다. [아냐전화할게]
뒤로 전화가 없다. 전화했더니 목소리가 울상이다. 간단히 물었다. '오빠 갈까?' '응'

클XX에 쓰고 있던 글을 급히 마무리하고, 일부러 셔츠에 면바지 차려입었다.
캐주얼 입고가면 무시당할거 같아서 -_- 혹시나 폭력이 발생해도 구두로 차는게 더 아플테니까-_-

택시를 잡아타고 가면서 기사 아저씨랑 이야기를 해봤는데 다단계 맞단다. 본인도
합숙에서 이틀동안 감시당하다가 겨우 빠져나왔단다. 클XX에 쓴 글 리플을 확인해보니
역시 하나같이 다단계라는 의견. 동생이 여자앤데 남직원까지 있다고 해서 더 걱정이 된다. 개자식들 근데
남자 두명 이상 있으면 현실적으로 감당 안되는데 싶어서

경찰에게 전화했다.
이럴 땐 경찰이 존재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진짜 중요할 때 딴짓하고 있어서 문제지.

온천 앞에 도착하니 타이밍좋게 경찰차가 왔다.
바로 들어갔더니 온천 로비에 동생이 친구와 같이 있다. 

동생 무사한거 확인하고 데리고 나올라 했더니 동생에게 신경쓰느라 얼굴도 못본 동생 친구가 뒤에서 아주 당돌하게 외친다
"오빠, 저 XX이 친군데요. 저희 XX이 납치하려는거 아니거든요? 근데 왜 경찰까지 데리고오세요?"

일부러 내려다보면서 시끄럽다고 무시하고 나왔다.
나오자마자 동생이 울음을 터뜨린다. 달래주고 경찰에게 간단히 인적사항 적었다.

동생이 혼자 못빠져나온건
왜 그렇게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냐며 몰아붙이고 위협하는 이 녀석들, 그리고
혹시나 찜질방 근처에서 한패거리가 대기타고 있을까봐서였다. 아마 동생이 혼자 나왔으면
다시 붙잡혀들어갔을지도 모르겠다-_- 그동네가 아무래도 녀석들 아지트 중에 하나 같다.

경찰분들은 택시잡게 대로변까지만 태워다달라니까 거절한다 ㅡ ㅡ 아놔. 그래도 감사감사

긴 새벽이었다.

1. 마치 삐뚫어진 진실에 열광하는게 사이비 종교 같다.
삐뚫어진 자아상과 그걸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집단 아닐까.
칭찬으로 적당히 호감을 산 후 시스템에 빠지게 만든다. 동생녀석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 같다.

2. 커뮤니티에 이야기하니 근처에 사는 두 분이나 도움이 필요하면 같이 가주겠다고 해주셨다.
아직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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